나는 프랜차이즈를 전문으로 마케팅을 시작한지 올해로 약 6년 정도가 되었다.
수많은 브랜드 본사와 협업을 했으며, 본사의 임원직들보다도 더욱 열성적으로 내부 정보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취합된 정보들을 한데 모아 이를 토대로 성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메뉴마다 들어가는 식재료에 대한 원가부터 가맹점에는 얼마의 수익을 남기고 또 가맹점을 시작하면 각 가맹점에 대한 예상 수익은 어느정도가 되어 야 하는지 등 누구보다 디테일하게 파고 들었다. 그렇다 보니 왠만한 요식업 분야의 프랜차이즈 본사의 운영 구조와 수익성이 어떠한지를 알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초보 창업자가 프랜차이즈 창업을 통해 가맹점을 오픈했을 때 과연 살아남는 곳은 몇 군데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1. 사람들이 쉽게 착각하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쉽게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브랜드빨의 힘을 빌려 창업을 시작하면 대부분 오픈하자마자 대박이 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는 것이다.
물론 오픈빨이라는 것은 존재한다. 이것은 짧으면 한 달, 길게는 세 달 이내에 승부가 갈린다. 이때 신규 고객을 단골로 확보하지 않으면 이후 날파리만 꼬이는 신세가 될 수 있다. 그렇게 폐업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다.
현실은 대체적으로 일매출이 100만원 이상 나오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하루 10만원도 겨우 벌어가는 곳들도 부지기수다. 보통 객단가가 낮은 업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식당에서도 흔히 발생하고 있는 리스크다.
매출이 잘 나와주는 가맹점은 계속해서 롱런할 수 있다. 브랜드 이미지가 어떠한 이슈로 인해 하락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그 외로 어중간한 매출이 나오는 매장 혹은 하루 30만원 매출도 안나오는 저매출 매장은 어떨까? 물보듯 뻔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매장을 오픈하면 적어도 적자는 면하는 주요 상권이 몇 군데 있지만, 요즘은 창업 경쟁 과열로 인해 그것마저도 확신하기에는 모호해졌다. 내가 운영 중인 동종업계의 더 잘나가는 브랜드가 우리가게 바로 옆 건물 혹은 앞 건물에 언제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2. 프랜차이즈 본사가 책임져주지 않는다.
"초보자라도 상관 없어요. A부터 Z까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어디에서 많이 본 멘트일 것이다.
요즘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본사 조건이 초보 창업자도 쉽게 적응하고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은 간소화된 조리 및 운영 시스템은 빨리 창업은 하고 싶지만 전문 기술이나 노하우 없는 초보창업자에게는 굉장히 달콤한 유혹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업은 아니다. 본사가 알려주는 레시피나 운영 메뉴얼 등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수학의 기본 공식들을 배우는 것과 같다. 우리가 거쳐야 할 챕터는 그 이후부터다. 고객 응대, 서비스마인드, 직원관리, 매출 및 수익 계산 등 경영 전반 모든 것들에 대해서는 본사가 어느정도 기초적인 것을 알려줄 수는 있어도 책임지고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결국 스스로의 열정과 각오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노하우가 탄탄한 전문가가 옆에 바짝 붙어 1:1로 알려준다고 해서 무조건 대박집이 되지는 않는다.
3. 음식은 사람 손을 탄다.
동일 브랜드 치킨이라고 해도 지역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심지어 같은 지역구에 있지만 단거리 내 가맹점끼리의 맛도 조금씩 다르다.
즉, 본사에서 제공하는 레시피는 동일하지만 음식은 결국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서 맛이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 한 마디로 나와 가장 인접한 우리 브랜드의 타 매장보다 맛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창업이란 내가 지금 위치한 상권 내에 있는 동종업계 경쟁사 브랜드와도 싸워야 하지만 우리 브랜드와도 싸워야 하는 치열한 전쟁터이다.
4. 매출과 수익은 다르다.
자영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면 매출이 곧 나의 수익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또 초기 오픈빨을 받아 고매출을 형성하면 앞으로도 쭉 잘될 것만 같은 착각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매출과 내 손에 쥐어질 수익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또한 매출은 언제 어느 순간에 뒤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지인 중 한식창업을 했던 사람의 사례를 예로 들어보겠다.
어느 프랜차이즈를 통해 창업을 하여 매장을 오픈하자마자 일매출이 매일같이 200만원 이상의 기록을 세웠다. 그 상권 내에서는 꽤나 좋은 성과였기에 늘 지금처럼 꾸준할 줄로만 알았던 그는 좀 더 넓은 집과 여유있는 생활을 누리는 환경으로 급하게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한 동안은 매출이 어느정도 유지가 되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동종업 경쟁사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주변에 하나 둘 생기고부터 점차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약 1년여 정도를 더 버티다가 나아지지 않는 성적으로 인해 결국 적자를 면할 수 없었고 결국 폐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오픈 초기에 나오는 매출은 믿으면 안된다. 6개월, 1년 후에도 꾸준하게 나오는 매출이 정말 순수 내 가게의 매출인 셈이다. 이를 토대로 평균적인 월매출이 어느정도인지를 계산해야 하며, 우리 업종은 공휴일이나 주말에 장사가 더 잘 되는지, 주중이 더 잘 되는지도 파악을 해야 그에 맞춰 운영시간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또한 매출은 내 주머니로 즉시 들어오는 수익이 아니다. 개인 창업만 하더라도 매장을 한 달간 운영을 하면서 들어가는 임대료, 공과금, 식재료비, 배달 수수료, 직원 급여 등 모든 지출 비용을 모두 뺀 나머지가 나의 수익이며, 만약 프랜차이즈를 통해 가맹 창업을 했다면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마무리
초보 창업자가 프랜차이즈 창업을 한다고 해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개인창업과 비교한다면 너무나도 쉬운 지름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창업이란 적게는 몇 천만원, 많게는 몇 억원의 투자를 하고 시작을 해야 하는 만큼 단순히 한 브랜드의 가맹점주라는 마인드로만 임한다면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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